“한국 창작음악의 ‘오늘’을 말하다”
한국 창작음악의 현재를 다루는 비평지 『오늘의 작곡가 오늘의 작품』 18호가 발간되었다. 음악학자, 작곡가, 음악평론가로 구성된 모임 ‘오작’은 한국 창작음악의 현재를 기록하고 토론하는 장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매년 두 차례 이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 호의 첫머리에는 “음악은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이 놓였다. 이는 비단 특집으로 진행된 ‘음악의 공공성’ 논의뿐 아니라 지난 2020년 하반기를 관통하는 질문이었던 듯하다. 음악이 중요하지 않기라도 했던 것처럼 세계는 한층 조용해졌지만, 그럼에도 어떤 음악가들은 이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내놓으며 꿋꿋이 활동을 이어갔다. 이번 18호는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애써 이루어진 활동에 대한 기록이다. 네 편의 발제문과 좌담으로 구성된 【특집】은 지난 열린 포럼에서의 논의를 지면에 옮겨왔다. ‘공공성’이라는 논쟁적 개념 아래 다양한 문제가 제기됐고 논의는 한 점으로 수렴되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상태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본래 ‘시끄러워야 마땅한’ 공론장에서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그 맥락을 경청해본 우리는 이전과 조금이나마 다른 실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흐름과 진단】에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 그리고 하나의 현상이 된 음악가와 그룹을 다뤘다. 작곡가 강석희가 남긴 생생한 의견을 전달한 최우정의 글과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의 음악을 다룬 이태원과 전지영의 글은 시대의 음악이 지닌 문제의식을 첨예하게 드러냈다.
【작가와 작품】에서는 작곡가 김희조, 황성호, 신지수의 음악을 제각각의 언어로 풀어낸 글과 부산작곡마당과 루체테음악연구소에 대한 자기기술지가 실렸다.
【창작의 현장】에서는 자신의 음악을 정교화해나가고 있는 이들의 최근 활동을 볼 수 있었다. 필자들은 음악에 대한 물음을 음악화한 오민과 문석민의 공연, 영화 <박하사탕>을 각색한 동명의 오페라, ‘부동산’이라는 현실적 욕망을 소재로 삼은 <빨간 바지>와 동화를 각색한 <레드 슈즈>, 생기스튜디오 “생기탱천”에서 열린 박순아 공연을 차근히 되짚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공연이 제한 속에서 이루어졌지만, 공연의 흥미로운 면면을 선연하게 드러낸 필자들의 글을 통해서나마 그 현장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우리는 큰 격동기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며, 그 변화를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닥쳐올 미래에도 어떤 것들은 끝내 변치 않기를 바란다. 여전히 음악의 힘이 우리를 관통하기를, 음악에 대한 질문과 호기심을 잃지 않기를, 그리고 음악이 우리에게 언제나 중요한 것이기를 소망한다.
18호 목차
【특집】 음악이 왜 중요한가: 음악의 공공성과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 전지영 음악의 ‘공공성’은 누구의 언어인가? 최유준 음악회장과 음악시장, 그 너머 천재현 음악의 공공성과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한 예술가의 단상 성연주 음악가와 사회의 조우: 음악가의 N개의 얼굴을 소개하며 [토론] 노승림 · 서지혜 · 설현주 · 이정혜 · 장한솔 · 이희경
【흐름과 진단】 최우정 《세계음악의 현장을 찾아서》에 담긴 강석희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이태원 비밀이 아닌, 너무나 비밀이 아닌: 이날치에 대한 이해의 프레임 전지영 이날치 현상에 대한 단상 【작가와 작품】 이도현 김희조를 기억하는 방법 박성선 다채로운 음악 언어로 삶과 시대를 사유하는 작곡가: 황성호 인터뷰 신지수 나의 작품세계 ― 틀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시도들 백현주 지역 창작음악의 가능성: 부산작곡마당과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창작의 현장】 김지향 소리란,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 오민과 작곡가 문석민의 공연 “물질과 시간” 리뷰 황정원 우리 말과 음악으로 표현한 동시대 오페라 <박하사탕> 우혜언 블랙코미디, 잔혹 동화 오페라에 담긴 우리 현실, <빨간 바지>와 <레드 슈즈> 성혜인 박순아의 세계들: “생기탱천” 시즌 2 Vol.3 박순아 리뷰 편집위원 소개 【편집위원장】 이희경 / 음악학,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편집위원】 김지향 / 작곡, 한양대학교 강사 서정은 / 음악이론, 서울대학교 교수 성혜인 / 음악평론, 비평동인 ‘헤테로포니’ 송지원 / 음악학, 음악인문연구소 소장 신예슬 / 음악평론, 비평동인 ‘헤테로포니’ 이경분 / 음악학, 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전정임 / 음악학, 충남대학교 교수 전지영 / 음악평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최애경 / 음악학, 충남대학교 연구교수 최우정 / 작곡, 서울대학교 교수 최유준 / 음악평론, 전남대학교 교수 【고문】 김춘미 / 음악학 |